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아주 좋아하는 저는 이 날에도 아침부터 프릭 컬렉션에 가려고 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가보니 오늘은 문을 안연다고 하는군요. 예정에 없이 자연사 박물관에 미리 가버렸습니다. 오전 내내 보고 오후에 또 실컷 보기로 마음 먹으며 점심을 예약해둔 조조라는 식당에 갑니다. 짱깨를 기대했으나 장 조지라는 몹훌한(=몹시훌륭한) 셰프의 프렌치 비스트로입니다. 뉴요커들의 살고싶은 동네이며 저도 살고싶은 동네인 업타운에 있습니다. 여기도 타이어 한바퀴를 획득한 곳입니다.
요렇게 생긴 반지하 식당입니다. 습도가 높고 더울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구요 채광은 좀 딸리는 곳입니다. 제가 갔던 식당중에 외관이 제일 예쁘장하더군요. 점심을 먹으러 갔지요. 이때가 돌아가기 전날정도 되었는데 슬슬 맛집도 질리려고 했습니다만 여기서 새로운 맛집을 찾는 힘을 얻었습니다.
사실 이곳에 가기 전에 다른 식당의 한국인 매니저분께서 여기는 과거의 명성뿐이 없다고 하셔서 걱정을 했습니다만 그냥 갔습니다. 이제와서 예약 바꾸거나 다른 식당 찾기가 너무 귀찮았거든요. 약간의 걱정과 피곤함을 안고 갔습니다만 결과는 대만족입니다.
제가 뉴욕에 있던 날들은 하루정도만 빼고 다 쨍쨍 화창 핫뜨거햇빛의 나날이었고 이날도 그랬는데 역시나 그 좋은 빛의 도움에도 실물이 몇배나 낫습니다.
기본 세팅입니다. 얇은 바게뜨와 버터입니다. 버터는 질이 좋기는 했지만 저렇게 정돈을 안해놓아서야 쓰나 싶습니다. 뜨끈뜨끈한 바게뜨는 아주 고소하고 맛있습니다. 열심히 먹었습니다.
에피타이저 입니다. 고트치즈던가 할껍니다. 치즈가 약간 십니다. 기쁘게 먹었습니다. 역시 실물이 낫구요 ㅋㅋㅋ; 최고급 식당이 아님을 감안할 때에 아주 맛있습니다. 소스도 저렇게 우중충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쑥즙처럼 보이네요.
메인인 행거스테이크 입니다. 미디엄 레어에 버섯을 얹었는데요 진짜 맛있습니다.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기분이 아주 좋아지는 부드러운 미디엄 레어의 고기입니다. 프랑스요리 식당인데도 양이 푸짐합니다. 사진이 또 개판으로 나왔는데 고기의 핏빛이 아주 좋습니다. 완전히 제 취향의 음식이 나와서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스테이크를 먹을 때는 항상 원초적이고 과격한 나이프를 주는데 이것이 또 좋습니다. 뭐랄까 칼질하는 맛이 있습니다.
스테이크의 사이드로 나온 감자튀김. 역시 프렌치 프라이는 아무리 맛있어도 프렌치 프라이입니다. 짭쪼름하고 질이 좋습니다만 입천장이 까질 정도로 양이 많아서 다 못먹었습니다.
여기서 먹은 음식의 하이라이트, 디저트입니다. 스테이크로 이미 충만한 마음을 품고 치즈케익이 맛있다고 해서 시켰는데 요렇게 나왔습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딸기잼비슷한걸 얹은 치즈케익. 보기엔 이래도 케익도 꽤나 두껍고 디저트가 양이 많습니다. 저 딸기는 잼을 만들다 만건지 잼같으면서도 탱탱하더군요. 정말 아름다운 맛입니다. 여기서도 디저트를 먹으며 한국에 반성해야 하는 카페가 많구나 라고 혼자 생각했습니다. 저런 치즈케익은 어디서 먹을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서울에 있으면 알려주세요 ㅜ 잊지못할 맛입니다.
가격은 점심 가격이 $26인데 스테이크를 먹으면 +$3해서 텍스와 팁빼고 $29입니다. 역시 비교적 저렴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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